달력은 이미 9월달로 접어들었지만 일본열도에는 아직도 무더운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달라진 점이라면 해수욕장에서는 더이상 사람의 그림자를 볼 수가
없다는 것과, 매미들의 목소리도 예전처럼 씩씩하지 못해진 것이다. 가끔씩 저녁에
불어오는 바람속에 섞인 차가운 기운과, 창밖에서 들려오는 처량한 귀뚜라미의 목소리가
가을의 발자욱소리를 느끼게 한다.
가을은 멀지 않은 곳에서 빈번하게 윙크를 보내오고 있고, 우리의 인생길에는
또 한차례의 수확의 계절, 사색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 계기 ]
요즘은 많이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회사일, 잔업은 매일매일
10시너머까지 이어지고, 자그마한 여유를 가지고 따뜻한 문장 한편 읽자고 하여도
좀처럼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때로는 커피한잔 손에들고 휴게실의 창문으로 6시쯤이
되어 서쪽하늘을 붉히며 져가는 저녁노을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언제면 일찍 퇴근해서 바닫가에 앉아 맥주 한병 손에들고 저 저녁노을을 즐길 수
있을가? 라고 … 또 가끔씩 밤 12시넘어까지 일하고 인적이 없는 조용한 거리를
자전거타고 돌아갈때 길 건너편에서 반짝이는 빨간 신호등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언제면 일찍 퇴근할 수 있어, 이 외로운 밤길을 혼자 다니는 대신, 유유한 음악이
흐르는 집안에서, 컴퓨터 앞에 유유히 앉아 친구들과의 채팅을 즐길 수 있을가? …
때로는 너무 피곤하여 집에 돌아와 쓰러졌다가도, 다시 깨어나 맥주 한잔 손에들고
조용히 앉아 심각한 고민을 할 때도 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하여 이렇게 열심히
일하며, 과연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이렇게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가를? 왜 나는 이러한
회사에서 매일매일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안되고, 왜 나는 여유의 시간을 즐기지 못하는가고?
[ 정리 ]
내가 겪고 있는 모든것은 나의 인생에 필요한 수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것은 그냥
순순히 접수하기엔 나의 꿈이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는 마음으로서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나에게는 연구하고 싶은 과제가 바다처럼 깊고, 흥미를 가지고 있고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이 산처럼 많았다. 자신의 인생의 시간들이 모두 직장일에 빼앗기는것이 너무나
아까웠고, 이런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아팠다.
우리들이 겪는 어려움은 성장으로 향하는 단계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은 과연 나를 어떤길로 인도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것일가? 어려움의 시작과 끝은 어디에 있으며, 여유로움은 언제 되어서야 나를 찾아오게
되는걸가? 아직도 가야 하는 길이 얼마나 멀며, 내가 그 속에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과
행동자세는 또 어떠한 모습이어아 할가?
신은 자비롭다. 그이가 주시는 모든 시련의 뒤에는 분명히 크다란 깨우침이 숨어있다.
신은 우리에게 영원한 기쁨을 주지 아니하며, 마찬가지로 영원한 아픔과 고민도 주지 않는다.
우리들이 그 어려움, 고민, 기쁨, 즐거움의 경험속에서 진정한 신의 메세지를 깨닫는 순간
그러한 시련은 인차 사라지며, 우리에게는 성장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더욱 큰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쁨과 고민, 시련들이 계획되는 것이다.
[ 조각 ]
니이가다로 전근해온지 어언듯 1년이 넘었다. 일본회사에서 정사원으로 있으면서
일년동안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순간적으로
아름다워진것이 아니며, 이전에도 그랬듯이 어려움은 항상 동반하고 있었고,
차례차례로 주어지는 과제와 도전들은 그칠줄을 몰랐다. 도전, 도전, 도전은 이미
생활의 불가피한 일부가 되어 몸의 피속에서 흐르고 있었고, 긴박한 절주와 무거운
압력은 이미 삶의 주제곡이 되어 매일매일을 동반하고 있었다.
때로는 직업을 포기하고픈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솔직히 나는 아주 엄숙하게 이 문제를
고려했으며, 자신의 인생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수많은 고민을 했다. 일단 선택이
되면 무작정 밀고 나갈 자세가 되어있지만, 그러한 결단을 내리기 전에 앞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세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었다. 나는 자신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고,
일시적인 충동적인 결단으로 인하여 굽은 길을 걷고 싶지 않았다. 시간은 금싸락 같이
보귀하고, 자신의 인생의 매 순간순간 역시 보귀했던 것이다.
문장을 쓰는것은 마음을 정리하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문장”이라고 하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마음을 보이는 형상으로 조각하는 과정이라는 편이 더 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을 씀으로서 내 마음의 엉켜진 생각들을 정리할 수가 있고, 그 문장을 읽음으로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고민과 아픔의 매듭을 발견하게 될 수가 있다. 혀재 나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어떻게 계획하느냐가 아니고, 모든 결론과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자신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 자신을 알고, 내 자신의 아음을 알고, 신께서 나에게 주신 시련의 의미와 목적을
깨달을 때, 나는 비로서 맑아진 눈으로, 깨끗해진 마음으로 자신의 앞길을 발견하게 될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문장을 쓰는 것은 하나의 조각하는과정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문자로 보이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형상을 조각하는 과정이리라. 그리고 모든 답안은 그 완성된
조각품속에 들어있으리라.
나는 이 문장을 어떻게 어디까지 써 갈지 계획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가지 기대하는 것은
있다. 이 문장을 통하여 내가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그 원인의 뿌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또 이 문장을 읽고 있는,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친구, 후배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하나하나의 과정과, 언젠가
얻게될 결과가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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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직장일기 1 – 시작하면서
// 작성자: 배상봉
// 작성일: 2005년 9월 4일 아침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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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내용이 전개된 기간: 2004년 6월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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