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방문 여행길 (3편) - 2008년의 첫번째 날
2008년 1월 1일(화요일)
날씨: 태양이 있는 포근한 날씨
연길에서 기차를 타고 북경으로 떠난 이튿날은 바로 2008년의 1월 1일이었다.
2008년의 첫번째 날인만큼 은근히 뭔가 놀랄만한 사건을 기대했던것은 사실이었다.
예하면 해가 서쪽에서 떴다든가, 하늘에서 UFO들이 날아다닌다든가..ㅋㅋㅋㅋ
아쉽게도 아무런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가 2007년에 지내왔던 수많은
하루하루처럼 2008년의 아침도 소리없이 그리고 아주 평범하게 우리에게 찾아왔다.
조금 달라진게 있다면 기차 침대에서 일어나 서로 하는 아침인사가 달라진것이라고
할가? "조우쌍호우(아침 안녕하세요)" 가 아닌 "씬넨호우(새해 안녕하세요)"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창밖의 경치도 사뭇 달라졌다. 2007년의 마지막날 보았던 흰눈덮힌
세상과는 달리 이제는 창밖의 경치속에서 눈의 흔적을 찾아보기기 힘들었고, 집의
모습도 연길의 집들과는 조금 달랐다. 교수님들은 우리가 기차를 2년동안 탔다고
좋아한다. ㅋㅋㅋ 2007년에 기차에 올라서 2008년에 기차에서 내렸으니깐. ^^
우리가 북경에서 예약한 호텔은 전설에 의하면 천안문광장과 10분거리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동지들이 애국심에 부글부글 끓어서 아침에는 꼭 국기게양식을
보아야 겠다고 굳게굳게 다짐을 했었다. ㅋㅋㅋ 하지만, 현실은 항상 참혹한 것!
호텔에 도착해서야 우리가 살고 있는 위치가 그렇게 환상적인 곳은 아님을 알았다.
역전에 마중나온 과기대 졸업생동문들의 도움으로 일단 호텔까지는 왔지만(삼성 SDS는
회사에서 안배한 곳으로 주숙), 방 배정하고 짐 풀어놓고, 멀지않은 버스정거장에서
집합하여 천안문까지 가는게 느낌으로 적어도 15분은 걸렸던 것 같다. 이 거리를
걸어서 갈려면 아마 한시간은 족히 걸릴것 같다.ㅋㅋㅋ 그래서 그날 천안문갔다온
후에는 아무도 꼭두새벽에 국기게양식 보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ㅋㅋㅋㅋ
원단이기때문에 회사들은 모두 휴식을 하여, 이날은 회사방문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천안문과 자금성을 구경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의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북경의 전산과 선배들이 칭커까지 한다지.. 므흐흐..
천안문의 느낌:
특별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테레비에서 보아왔던 그 웅위롭고 넓은 광장이라는
것 보다는 사람이 많고 복잡한 광장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천안문앞에
걸려있는 모택동동지의 사진을 보면서도 많은 세월의 변화를 느꼈다. 소학교 때는
모주석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기에 성은 모씨이고 이름은 주석인줄로만 알았었다. ^^
그때만 해도 모주석은 신선과 같은 존재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아마 그때 모주석에 대한 경배와 존경의 심정은 아마 지금 세대들의
몸에서 찾기 어려워졌을 것이다.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영웅기념비앞에서, 천안문성곽의 모택동그림 앞에서
사진들을 찍고 기념을 남긴다. 그들은 과연 그 영웅기념비와 모택동그림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가? 우리들의 지금의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누군가가 생명을
바쳐왔음을 생각해 보았을가? ^^
자금성의 느낌:
자금성은 아주 웅위로운 크다란 궁전이지만, 한창 수리중이어서 별로 볼것이
없었다. 물론 사람이 만든 건물속에서는 아주 위대하고 웅위로운 건물이
아닐수 없지만, 자연이 만든 천라만상의 절경과 비겨보면 역시 보잘것 없는
건물이었다.
지금의 뭐나 오픈하며 심지어 민족과 국가사이의 무형의 담도 무너뜨려 열린
마음으로 함께 공존하는 시대에, 자금성의 높은 붉은담벽과 그 담벽안에
정성스레 만들어진 자그마한 세상을 보면서 많은것들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담을 쌓고 그 속의 자그마한 세상에서 자아도취에 살것인가 아니면 담을 허물고
더욱 넓은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갈것인가?
자금성의 크고작은 방 안에는 간판과 의자외에는 텅 비어있다. 빈 껍대기만
남아있는 셈이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청나라 말기 8국연합군이 북경에 침략해
들어왔을 때 그 안에 있는 많은 보물들을 략탈해갔다고 한다. 그 보물중 일부는
대만에 있고, 일부는 미국이나 영국에 있다고 한다. 솔직히 자금성을 보면서 느낌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중국)의 건물에 대한 자호감을 느껴야 하는지,
아니면 침략당한 역사에 대한 수치를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마음속에서 갈등이
풀리지 않았다. 휴~
아무튼, 그래서 당나귀타고 꽃구경하듯이 대충대충 보고 나왔다.
경산공원:
자금성의 뒷문으로 나오면 바로 길 맞은켠에 경산공원이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자그마한 산이었고, 산위에는 절이 있어, 그 절에 오르면 북경시의 모든 경치가
한눈에 안겨오는 곳이었다.
자금성을 구경하고 아직 해가 지지 않았으므로, 북경의 경치도 둘러볼겸,
우리대오는 경산공원으로 이동했다. ^^
시간이 많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직접 가장 지름길을 타고 산꼭대기로 갔는데,
올라가는데는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상에 올라, 주위의 경치를 보는
순간, 와~~ 하는 감탄소리가 자기도 모르게 터져나왔다.
뉘엿뉘엿 져가는 저녁노을아래에, 금빛휘황한 자금성의 성곽들이 한눈에
보여왔을 뿐만 아니라, 저 멀리 고층빌딩이랑, 바로 옆에 있는 북해공원의
하얀 탑과 호수랑 모든것들이 그림처럼 눈앞에 쫙 펼쳐졌던 것이다.
공원표값이 2원이었던가 밖에 안했는데 이렇게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니!! ㅎㅎㅎ
마음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
바로 그 탑밑에는 청나라 복장을 대여하는 곳이 있었고, 고교수님부부, 박경균
교수님, 그리고 학생들 몇몇은 옷을 바꾸어 입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경산에 놀러온 유람객들은 경치를 구경하는게 아니라 울타리에 빙 둘러서서
조선말/한국말로 웃고떠들며 사진찍는 우리팀원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구경한다. ㅋㅋ
재미있게 구경하고 나와서 북경 졸업생선배들과의 모임약속장소로 이동하면서
택시운전수와 자랑했더니, 택시운전수가 한마디 한다. 왜 새해 첫날에 경산에 가느냐고!
그래서 연유를 물었더니, 경산은 명나라 마지막 황제가 목메어 자살했던 곳이라고 한다.
어이구 끔찍해라! 북경사람들은 그곳에 가기를 꺼려한다는 것 같다. ^^ 하지만 자고로
모르고 범하는 사람은 죄가 없다고 했거늘..ㅋㅋㅋ
전산과 졸업생선배들과의 만남:
졸업생들과의 만남은 왕징(望京)의 금백만이라는 음식점에서 진행되었다. 모임에
가기전부터 누군가 누설했는지 모르겠지만 북경 구운오리고기 있다는 말에 모두들
침이 한발이나 나와 있었다. 버스는 이튿날부터 사용하기로 되었기 때문에 모두 각자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택시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 북경은 우리에게 엄청
언어폭력을 당했다. ㅋㅋㅋ 뭐 "땅만 컸지 연길보다 못하다"느니, "북경시 시장 바꾸라"느니,
"북경의 택시운전수는 다 꺼져라"느니.... 택시 못 잡았다고 젊음의 화김에 북경을
모독한데 대해서는 심심히 사과하는 바이다.
그전에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는 모르겠고, 내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모두들 량반처럼
듬직히 앉아서 채만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이 모두 6개 였던가? 후배들이
골고루 앉고, 선배들이 한두명씩 끼어서 앉아있는 방식으로 자리가 정리되었다.
6상이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선배들의 돈주머니가 많이 다이어트 될것 같다. ㅋㅋㅋ
조직자였던 오광해가 회사에 직발서느라 못와서 빠지고, 대신 김춘호가 사회를 맡았다.
첨으로 북경동문회장이자 전산과출신인 최영탁동지가 말 한마디 하고, 그담에 답사로
전산학과 교수 박경균교수가 한마디 했고, 그담에는 선배들이 일어서서 간단한 자아소개와
한마디씩 했는데... 무슨 이야기 했던지는 기억이 나지 않고, 다만 올라온 료리가 너무
구수해서 술 따라놓고 빨리 건배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던 기억은 난다. ^^ 고생끝에
락이라고 열심히 기다렸던 덕분에 총동문회회장 이강화선배의 건배하는 구호소리와 함께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식시사간이 시작되었다. 냠냠~
나는 오리가 통채로 올라오는 줄 알았는데, 가장 맛있는 부위만 썰어서 올려왔다.
그렇다고 대접받는놈이 오리 통채로 달라고 요구할수는 없구... 다행히도 있는데로
맛있게 먹는게 나의 장점이라 투정 한마디 없이 눈앞에 채를 싹쓸이 했다. ^^
재미있는 현상이 있었다면, 선배님들이랑 술을 권하면서 두루두루 돌아다니면서
보니깐 어떤상은 맥주 한방울도 없이 모조리 콜라를 마시고 있었다는... ㅎㅎㅎ
하기야 사람은 콜라나 맥주에 취하는게 아니라 사람에 취하는 것이니깐 콜라를
마시든 맥주를 마시든 상관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콜라장사만 부자되게 하고
맥주장사는 망하게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참가한 선배들로는 93급부터 시작해서 금방 졸업한 03급까지 거의 16명정도
참가했던것 같다. 일일이 이름은 적자면 문장 읽는 사람이 지루하니깐 생략하고
93급 로우따 선배들만 소개한다면, 리강화선배, 채해숙선배(이강화선배의 부인),
박철선배, 리덕권선배 등 이다. 학교에서는 그래도 95급 대선배라고 자칭하는 나
였지만, 93급 선배들 앞에서는 고래앞에 새우였다. ㅠㅠ 가는 테이블마다 93급
94급 형님들이 있다보니, 술 따라붓고 인사하고 건배하고 그러다가 그만 취하고
말았다. ㅋㅋ
재학생들과 선배들 사이에 아주 진지하고 유용한 대화들이 많이 있었던것 같은데
참여하지 못하다보니 그 내용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겠고, 다만 이전부터 궁금했던
지역동문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영탁이와 해본지라, 그 줄거리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혹, 이 내용들을 필요로 하는 동문들이 있으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가
싶다.
북경전산동문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비결:
1. 같은 학과 출신이기 때문에 서로간에 언어가 잘 통한다.
2. 93급, 97급, 98급, 00급에 각각 활약분자 한명씩 있어 연락이 잘 된다.
3. loveyust.net은 분위기가 너무 엄숙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화연락이
더욱 편하고 확실하다.
이상, 혹시 내가 잘못 이해했을수도 있으므로, 만약 그렇다면 코멘트로 지적해주기
바란다. ^^ 또 여기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코멘트로 적어주면 글 읽는
동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자친구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우리 테이블에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자후배 세명에게 남친 있느냐 질문한 결과 "있다"는 후배가 두명, "없다"는
후배가 한명인 반면, 남자선배 다섯명중 여친 있느냐 질문한 결과 "없다"는
선배가 다섯명이었다. 총장님은 졸업생들보고 재학생들중에서 여친을 찾으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건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것 같다. 지금 여자애들은
연애를 일찍해서, 졸업생들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많지 않으니깐... ㅋㅋㅋㅋ
즐거운 만회는 6시에 시작하여 9시까지 진행이 되었다. 마지막에 재학생 수청이가
한마디 하고, 93급 박철선배가 또 한마디 답사를 했는데 그때 좀 취해있다보니
그들이 무슨말을 했던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아주 멋있는 말들을 한것
같다. 흠...
큰 도시에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한번 모이기도 쉽지 않은데,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처럼 모여줘서 같이 교류의 시간을 나누어준 선배들이 참으로
사랑스럽다. 열심히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는 선배들의 모습을 뒤에 두고, 우리
재학생팀은 버스에 몸을 싣고 숙사로 향했다.
손을 흔들다가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깐, 이런, 나는 버스 밖에 있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남아있는 몇몇 졸업생 선배 후배들이랑 함께 카라오케이가서
목이 터지게 노래를 불렀다. ^^ 누가 가장 노래를 잘 불렀느냐? 하면 아마 95급
맹령운을 뽑을 수 있을것 같다. 아직까지도 그날 카라오케에서 불렀던 노래가
귀가에 들려온다. "니 쯔뿌쯔또우 ~ 니 쯔뿌쯔또우~ 워떵더 화월 도 쎄료~"
(너는 알고 있어? 너는 알고 있느냐구? 너를 기다리다가 꽃도 다 져버렸잖아)
전산과 졸업생들은 왜 이렇게 다들 재간둥이인지 참 모르겠다. ^^ ㅋㅋㅋㅋ
이튿날 아침, 죽을 먹고 돌아오는 중에 어떤 후배가 말한다. "선배, 우리는
선배 완전히 제일 큰 선배인줄 알았는데 어제 선배가 다른 선배보고 형님형님
하면서 애교부리는 것 보고 우스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휴~ 크다란 선배들
앞에 두고 앉아있으니깐 마치 우리자신이 자그마한 햇병아리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흠흠흠 이게 바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성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뛰는 놈이든, 나는 놈이든 YUST를
나왔으면 우리는 모두 YUST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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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기업방문 여행길 (3편) - 2008년의 첫번째 날
// 작성일: 2008년 1월 1일(화) (2008/1/11 정리)
// 작성자: 배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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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장은 loveyust.net와 교내BBS에 동시에 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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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방문 및 연수 일정
// 12/31연길출발 - 1/1,2,3북경 - 1/4,5상해 - 1/6북경 - 1/7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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