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방문 여행길 (5편) - 만리장성

불확실한 전설에 의하면, 만리장성은 우주비행선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지상건물이라고 한다. ^^ 우주비행선 표를 어디서 사는지 알수 없어
그 전설을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오늘 우리는 바로 그 전설속의 건물에 올라가
직접 그 건물의 웅위로움을 체험할 수가 있었다.

팔달령은 우리가 방문하던 회사와 불과 한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있었다.
온 오전 기업방문에 피곤한 몸을 싣고 우불구불 산길따라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끄덕끄덕 졸다가 깨어나니 어느새 그림같은 만리장성이 눈앞에 활짝 펼쳐져
있는게 아닌가!

40몇명이 같이 이동하는 것은 힘든일이라, 각자 몇명씩 팀을 묶어서 이동목표와
경로를 설명하고 이동하게 되었다. ^^

만리장성의 그 돌계단에 올라서서 느껴지는 세가지:  
1. 야~ 이거 진짜 사람들이 만든거 옳아?
2. 왜 이런 짓을 했지?
3. 휴~ (무언)

정말로 놀랍다. 그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돌들을, 그렇게 정교하게 깍아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서 이토록 정교한 장성을 쌓았다는 것이! 더구나 그때는
직승비행기도 없고, 기중기도 없고, 뜨락또르도 없지 않는가!! 이 어마어마한
공정을 모두 사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다는게 참으로 놀랍다.

고대사람의 가능성을 무시하는게 아니다. 단지 고대사람이라 해도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가치관과 자신의 주장이 있을진데, 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설득시켜 이런 공정을 성사시켰는지 불가사의할 뿐이다. 이 크다란
공정을 하려면 수많은 백성들뿐만 아니라 지방관리자, 여러부문의 담당자들을
몽땅 동원해야 했을 텐데 과연 어떤 내용과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가? 장성을 쌓을 때 많은 사람들이 숨졌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내걸고 이 프로잭트에 참가할 수 있게끔 했을가? 백성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관리들이 기어코 이 프로잭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그들의
마음속에는 생명에 대하여 어느만큼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가? 백성들의
생명과 만리장성중 그들의 마음속에서 어느것이 더 중요했을가? 백성들을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구하기 위하여 백성을 죽여가면서 장성을 쌓아야 했을가?
장성은 백성을 구하기 위한 것일가, 관리층들의 부귀영화를 위한 것일가, 아니면
국토의 면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가? 누가 저 만리장성 쌓다가 힘없이 잃어버린
가냘픈 생명들을 위로해 주는 것일가? 휴~

팔달령에 뭇산들이 있고, 만리장성은 바로 그 산중에서도 가장 높고 가파로운
산의 등선을 따라 세워져 있었다. 올리막이 심한 곳은 기어 올라가다싶이 해야
했고, 높은 곳에서는 사면팔방이 한눈에 굽어보인다. 이 황량한 산에,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진동시키는 어마어마한 건물이 있음에 놀라지 않을수가 없다.
오르다가 힘이들어 잠간 휴식하면서 주변을 바라보노라면, 우불꾸불 저 멀리멀리
시선이 닿지 않는 끝까지 뻗어져있는 만리장성을 보면서 감탄이 멈추지 않는다.

겨울이어서인지 관광객이 그렇게 많은 셈은 아니었다. 이종익부장님의 말에 따르면
여름에 왔었는데 그때는 사람이 많아서 그냥 인파에 밀려가듯이 했다고 한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비교적 자유롭게 좌측통행 우측통행이 가능했고,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사진을 찍을수가 있었다. 일부 봉화대(적들의 상황이 발견되면 불을 피워
경고를 전한다는 탑)는 현재 수리중이라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아마도 2008년
올림픽에 크게 수입을 올릴 예정인가부다. ^^

우리의 코스는 일단 이러했다. 입구에서 올라가서 입구로 되돌아 나오는게 아니고,
일단은 시야에 보이는 제일 높은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옆으로 빠져나가는 장성을
따라 빙 둘려 내려오다가 버스정거장이 있는 쪽의 출구로 나오는 것이었다. ^^
이종익부장과 박경균교수님이 열심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40명에 가까운
대오는 결국 여러패로 나누어져서 흩어지다보니 각각 제길로 내려오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발생했다.

미국의 어떤 장관이 조선전쟁에 대해 한마디 유명한 말을 했던 것 같다. "이
전쟁(조선전쟁)은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곳에서 잘못된 대상과 치른 잘못된
싸움이다. " 그렇다면 그날 우리 만리장성의 체험은 바로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길에서 잘못된 과정을 겪은 놀라운 체험이었다. ㅎㅎㅎ

만약 누군가가 만리장성에 갇혔다면 그대는 믿는가? 2008년 1월 2일(수요일)
우리 길잃은 약 20여명의 YUST인들은 바로 만리장성에 갇혀버렸던 것이다.
모든 출구가 다 자물쇠로 막혀있었고, "살려주세요~"하고 고함을 질렀지만
날아가던 까마귀만 귀찮은듯 흘겨볼 뿐 아무도 나타나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날은 저물어가고, 하늘은 어두워져 저 멀리 만리장성의 톱이빨같은 벽의 검은
그림자만 어렴풋이 보이고, 찬 바람이 불어와 만리장성의 벽 아래 나무가지가들이
바들바들 떠는 소리만 이 밤의 고요함을 외롭게 할 뿐이다.

갇힌 우리 20여명은 쌀도 없고, 성냥도 없고, 하다못해 나무가지라도 있어야
나무를 비벼서 불꽃을 피워 이 춥고 긴 밤을 넘길 수가 있을텐데.... ㅠㅠ
승냥이도 오기 싫어하는 이 심심산골의 장성위에 .. 과연 누가 와서 우리를
구해준단 말인가?...

그럼 우리는 어찌하여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일가? ㅋㅋㅋ
경과는 이러하다. 제일높은 봉우리에 올라간 후, 20여명이 모인 상태에서
우리는 과감히 옆으로 가는 만리장성을 선택했다. 우리가 있던 위치가
제일 높은 봉우리였기 때문에 그 뒤의 길은 줄곳 내리막이었다. 그리고
워낙 사람이 적은 탓이었던지, 아니면 이미 오후 4시가 넘어 황혼이 저물었던
원인인지 우리가 가는 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기다만 만리장성에는 우리들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가파로운 계단을 벽옆에 설치한 쇠받침대를 쥐면서 조심조심 내려, 또 자그마한
산봉우리의 깍아놓은 듯한 계단을 올라, 우리가 예정된 곳으로 갔지만, 그 곳의
출구에는 크다란 자물쇠가 잠겨있고 사람이 없었다. 큰 희망을 품고 또 한 고개를
넘어 다른 출구에 갔지만, 그기에도 역시 크다란 자물쇠가 덜렁 잠겨있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ㅋㅋㅋㅋ

나는 20여명의 대오중에서 좀 뒷켠에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곳에 도착할 때는
이미 대부분 동지들이 그기에 모여서 목청을 합쳐서 노래부르고 있었다.
"쮸밍아~~" (사람살려요) ㅋㅋㅋ 우렁창 노래소리는 황혼의 고요함을 꿰뚫고
맞은켠 산에 부닫쳐 쩌렁쩌렁 울리며 온 산에 펴져갔다. ^^ 이번에는 가사를
바꾸어 다른 합창을 부른다. "유런마~~" (사람 있어요?) 하지만 답이 없었다.

물리학가 갈릴레오가 말했던가? "나에게 지뢰와 받침대만 준다면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다"ㅋㅋㅋ 긴급한 시기에 이종익 부장님이 한마디 했다.
"나에게 돌맹이 하나만 준다면 자물쇠를 마수고 우리 갇힌 학생들을 해방시킬 수
있다" ㅎㅎㅎㅎ

만리장성에 갇힌 후, 수심에 잠긴 모습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보다는 흥분과
기쁨이 더 많았던것 같았다. 어쩌다가 놀러와서 만리장성에도 갇혀보고...ㅋㅋㅋ
아무리 소리치고 고함질러도 응답이 없어 이번에는 비상의 방법을 구하기
시작했다. 박경균교수님이 만리장성에서 비교적 높지 않은 벽을 찾아 뛰어내려
탈출을 했던 것이다. "얘들아 잘있어... 나 먼저 갈게~ " 하면서 손을 젓으면서
내려가는 교수님, 눈물 글썽글썽...이 아니고, 와~~ 하면서 만리장성위에서
환호하며 손을 흔드는 학생들... ㅋㅋㅋㅋ

열쇠가진 사람 찾으러 갔다던 교수님이 오래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추위에
벌벌 떨던 학생들은 새로운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우리의
사랑스러운 110들이 있잖아!! 그래서 학생중 한명이 110을 눌렀고, 한참후
경찰국에서 구조하러 온다는 회답을 얻었다. 그때쯤 되어 박경균교수님도
돌아왔으며 역시 밖에서 직발하는 사람한데 가서 110을 걸었다고 한다.
한편 이종익부장님은 만약 경찰이 오지 않는다면 이제 자물쇠를 마스고라도
나가자면서 손에 든 돌을 힘있게 휘젓는다. ㅎㅎㅎㅎ 과연 우리가 기대하던
110은 왔을가 안 왔을가?

당연히 긴급한 우리의 사랑스러운 110은 믿을만 했다. 10분이 되나마나 해서
경찰차가 멋있게 부근에 와서 척 서더니, 경찰들이 싱글벙글하며 새해부터
이렇게 신나는 일이 있느냐는듯 내려와서 우리를 바라본다. 열쇠가진 사람이
웃음꽃이 왈랑절랑해서 문을 열자, 드디어 우리는 30분동안의 만리장성에서의
감금생활을 마치고 다시금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아~~ 자유 만세!!

고홍희교수님과 110을 걸었던 학생은 경찰서에 등록하기 위해 먼저 110에
"압송"되어갔고, ㅋㅋㅋ, 우리는 예상밖의 에피소드에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110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웃고떠들며 버스정거장으로 돌아갔다. ^^

후에야 안 일이지만, 우리가 왔던 그 출구는 낮에는 오픈이라고 한다. 단지
저녁 4시30분이 넘으면 문을 닫고 지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우리가 그기에
도착했을 때는 아마 5시가 넘었던것 같다. 그래서 문이 잠겨 있었던 것이고,
다행히도 핸드폰이랑 있었기에 110에 연락을 해서 구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 만리장성에 가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것 같다.
혹시, 우리와 같은 짜릿한 체험을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아래와 같은 두가지를
권장한다.
1. 늦은 오후에 만리장성에 간다. (좋기는 황혼이 될때쯤에)
2. 우리처럼 빙빙 돌아서 다른 출구로 이동한다.
하지만 동시에 두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1. 전화기의 통화료와 받떼리는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전화가 안통하면 끝장이다.)
2. 옷은 든든하게 입어야 한다. (저녁에 기온이 낮고 바람이 세다)
3. 유서를 한장 준비한다. (혹시 전화도 안통하고 구조도 안될경우를 대비해서ㅋㅋㅋㅋ)

이상. ^^
신나는 만리장성의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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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기업방문 여행길 (5편) - 만리장성
//  작성일: 2008년 1월 2일(수) (2008/1/15 정리)
//  작성자: 배동무
//  
//  *본문장은 loveyust.net와 교내BBS에 동시에 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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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방문 및 연수 일정
//  12/31연길출발 - 1/1,2,3북경 - 1/4,5상해 - 1/6북경 - 1/7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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