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방문 여행길 (7편) - 기차안에서

날자: 2008년 1월 3일(목요일)
장소: 북경에서 상해로 가는 기차
날씨: 창밖이 캄캄해서 모르겠음

드디어 이번 여행길에서의 가장 간고한 시기가 왔다.

마치 중국인민해방군이 2만5천리 장정을 할 때 승리를 위하여 이를 악물며
눈덮인 설산을 넘어가듯이, 이번 기업방문의 최후승리를 위하여 우리는
북경으로 상해로 가는 기차에서의 가장 넘기기 어려운 밤을 보내야 했다.
이번 어려움을 넘어가기 위하여, 어떤 팀에서는 라면을 한박스나 사서 적극적인
준비를 했다. 카드도 준비하고, 책도 준비하고... 어떤팀은 기차가 떠나자 인차
모여앉아 카드놀이를 시작하였다. 마치 이 긴긴밤을 카드놀이로 날려보낼것
처럼... 하지만 밤 1시가 넘어서 카드놀던 사람은 모두 잠이 들고 말았다. ㅋㅋㅋ

다행히도 하늘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침대표없이 올랐지만, 우리가 올라탄
그 차량에 침대표 파는 곳이 있었고, 놀랍게도 그기에는 열몇장의 침대표가
있었던 것이다. 다 같이 앉아서 아침까지 가자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었지만,
조직자인 박경균교수의 입장에서는 틀렸다. 일단 교통비는 회사에서 지원을
하기로 되었기때문에, 앉아가든 누워가든 우리에게 증가하는 부담이 없다는 것과,
래일 아침의 회사방문을 위해서는 될수 있는 한 많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편히 휴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결국 침대표가 확보된 숫자만큼
학생과 교수님들이 침대칸으로 이동하게 결정지었던 것이다.

침대에 누워가는 학생들도 좋았지만, 걸상에 앉아가는 학생들에게도 나쁜것은
아니었다. 침대칸으로 이동하면서 생겨난 빈 공간을, 걸상에 앉아가는 학생들이
차지해서 걸상에서 누워쉴 수 있었으니깐. ^^ 앉아가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심리적으로 보상이 되기 위하여, 앉아가는 학생들에게는 이튿날 상해에서
동방명주 관람하는 가격을 지원해준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다른 좌석에 앉은 손님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으면서, 침대로 가는 학생들을
보내고 우리는 한사람이 두자리, 세자리씩 차지하고 진을 쳤다.그리고 밤이
깊어가고 졸음이 홍수처럼 몰려오자 세자리 걸상에 누워 자거나, 두자리 걸상에
쭈크리고 누워 잠을 자기 시작했다. ㅋㅋㅋ침대보다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잠이 엄청 올때는 자세같은것 고려할길이 없었다. 서로 좀 눈치보이고 자세가
참 그닥지는 않았지만, 앉아서 자는 사람보다 조금 더 편하게 잘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야 할 판이었다.

기차에서 밤을 세우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체험이 아니란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ㅋㅋㅋ 12시가 넘으니깐 눈이 감기기 시작하고, 자기도 모르게
의식이 몽롱해지기 시작하는것이, 정신 차리고 보면 자기가 이미 비뚤게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ㅋㅋㅋㅋ 정신 차려야지 정신 차려야지 하면서
하품을 크게 한번 하고 눈을 부릅뜨고 앉아있지만 어느새 눈 부릅뜨고
앉아있는 꿈을 꾸면서 또 쓰러진다... ㅎㅎㅎㅎ 버티다 버티다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 후배들이 보고 있지만 이제는 선배의 형상을 고려할
때가 아니었다. 자그마한 두칸자리 걸상에 몸을 꺽고 자리를 구부리고
머리를 안쪽으로 눕혀서 별로 우아하지 못한 (어찌보면 우스운 자세였을지도
모른다...ㅠㅠ) 자세로 달콤한 꿈나라로 들어간다..

중도에 깨어나 보니, 다 나름대로 이리저리 쓰러져 잠에 빠져 있었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모습으로, 셋이 나란이 앉아 서로 어깨를 베고
자는 모습으로, 세칸짜리 자리에서 편하게 다리를 쭉 펴고 자는 모습으로...
그러다가 불편하여 깨어나면 또 자세를 바꾸고... 어떤 후배는 아예 잠도
안자고 뭔가 생각을 하는 모습도 있었고... 나의 두칸짜리 자리는 어떤
후배에게 양보하고 이번에는 세칸짜리에 가서 심일수 옆에 누웠다.
벌렁 뒤로 누워 머리를 일수의 폭신폭신한 배에 깔고 잤더니, 이튿날
일수가 하는 말이 상에 엎드려 자다가 배 너무 눌리워 아파서 깨어났었다는
이야기를 한다.ㅋㅋㅋㅋ 휴~ 기차걸상에서 자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체험이었다. ^^

그나마 편하게 누워서 쉴 수 있는 시간은 꽤 지속되는 것 같더니 새벽
3시쯤이 되어 기차가 중간 역전에 멈추면서 새로운 도전을 받았다.
자리표 없이 올라온 사람들이 우리들의 자리를 탐내고 공격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공격하는 측(승객)의 이유는: 우리는 자리도 없어서 이 밤중에 서서 7시간이나
가야 하는 판에, 너희는 왜 자리를 두개 세개씩이나 차지할 수 있느냐?
방어하는 측(우리)의 이유는: 이 자리는 우리가 돈을 내고 산 것이다. 때문에
이 자리를 우리가 차지해서 쉬는것이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이냐?
ㅋㅋㅋㅋ

한밤중에 기차에 올라,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가는 사람들도 참으로 불쌍했지만,
우리는 불쌍하지 않은가? 우리는 래일 회사 세개나 방문해야 하는데!! 중국
사회주의 4개현대화 건설을 이끌어갈 기둥감들이 잠자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이 세상에 더 있을 수 있단 말인가? ㅋㅋㅋㅋ 자다가 어렴풋이 다투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일어나 한번 보고나서 다시 벌렁 자빠져 잠이 들었다.
자리를 비켜주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괜히 대꾸해봐야 다툼만 커질것 같았다.
이럴땐 침묵과 행동으로 진지를 고수한다. ㅎㅎ ^^)v  

아침의 해빛이 부드럽게 차안에 비쳐올때쯤 되어 모두들 잠에서 깨어났다.
간밤 간고한 진지 쟁탈전에 일부 자리를 빼앗기긴 했지만, 나름대로 대부분
진지는 고수했으며, 많은 후배들이 비교적 충분한 휴식을 했던것 같다.
이제 서서히 누워있어서 차지했던 자리들을 컴퓨터 메모리 석방시키듯이
release하여 한밤 고생하며 서서 왔던 사람들에게 양보했다. 아침에
생각해보니 그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ㅋㅋㅋㅋ  

라면을 먹고, 과자도 먹고, 과일도 먹고, 더러는 침대칸에서 아침일찍
건너와서 넘겨주는 침대표로 침대칸에 가서 휴식도 좀 하고, 어려웠던
밤을 지내고 우리는 산뜻한 아침을 맞이했다. 버스 운전수와는 만나는
장소에 대한 연락이 되었고, 창밖으로는 남방 특유의 건물들이 보이고,
북방에서는 볼 수 없는 푸른색으로 덮힌 벌판이 보였다.

드디어 우리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정거장 --  상해에 도달했다.
과연 어떠한 체험들이 상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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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기업방문 여행길 (7편) - 기차안에서
//  작성일: 2008년 1월 3일(목) (2008/1/19 정리)
//  작성자: 배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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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장은 loveyust.net와 교내BBS에 동시에 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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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방문 및 연수 일정
//  12/31연길출발 - 1/1,2,3북경 - 1/4,5상해 - 1/6북경 - 1/7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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