烟台행 (상) - 영혼의 수술

아침 6시, 주변은 깊은 어둠에 쌓여있고, 오직 엔진소리만 고요한 바다위에서 헤엄쳐간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갑판위는 고요한 달빛과는 어울리지 않게 유난히도 세차고 차가웠다.
그렇다... 나는 지금 대련에서 연태로 가는 배에 올라 있다. 그리고 이제 두시간만 더 지나면
그 배는 연태에 도착한다.

갑판위에는 머리카락이 터부룩한 사람 몇이 나처럼 두터운 겨울옷을 입고 손을 호주머니에
넣은채 말 없이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저 사람들도 나처럼 아침 해를 보려고
이른 아침 잠을 설치고 차가운 갑판위에 나와 있는거겠지? 반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태양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목을 움츠리고 발을 구르며 동쪽만 바라보는 동안 주변은 어느새 밝아왔다.

언젠가부터 목이 마르도록 기대했던 여행이었다. 마음속에서 싹트는 새로운 깨달음과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사이에 충돌이 점차 심해졌을 때,  나는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아픔과 괴로움
속에서 몸부림 쳤었지... 주변의 목소리들이 은근슬쩍 "돈" - "집" - "결혼" - "아이" - "행복"으로
성공과 모범을 정의내릴 때, 그런 목소리에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나는 혼자만 이상해진 느낌을
느끼며 깊은 자책감에 빠져버렸었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제기분에 좋아 환호할 때
이해할 수 없다는 눈길로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발견하고 어색함속에 어색하게 동작을 멈추고
다시 조용해지는 자신을 보았지...

가르침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교회를 계속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결혼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돈을 벌어 집을 사는쪽으로 노력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내가 진리라고 믿는 것을
계속 견지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매일매일 같은 질문을 하면서, 나는 답을 갈망했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날 결정을 지었다. 대련을 벗어나는 짧은 여행을 하자. 그리고 그 여행이라는
핑계속에서 진지하게 자신의 영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비록 작은 여행이었지만, 이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앞으로의 최소 20년
인생길, 심지어 인생 전체의 방향을 좌우지 하는 결정적인 무엇인가가 정해지는 여행일
수 있었다. 여행지는 바다건너 대련에서 배타고 6시간 되는 烟台로, 그리고 여행일정도 인차
정해졌다. 12월 4일(금) 저녁은 연태에 있는 후배들과 저녁식사 시간으로, 12월 5일(토)은
나 자신만의 답을 찾는 시간으로. ^^

배는 무사히 연태항구에 도착했다. 배에서 나와 깊은 한숨을 들이마시며 속으로 질문했다.
이틀 후 다시금 이 항구에 올랐을 때, 과연 나는 어떤 답을 가지고 돌아오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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